2025. 2. 7. 22:56ㆍ음악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휴대용 CD Player가 사고 싶어졌다. 아니 갑자기 라기보다는 사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매물을 찾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야 할까.
난 요즘사람(?)치고는 드물게 CDP도 없는 주제에 CD는 적지 않게 사는 편인데, 일본 밴드는 CD를 사면 콘서트 Blu-ray를 끼워주는 경우도 많이 있고, 스트리밍 사이트에 없는 음반 중에 듣고 싶은 음반은 CD를 사서 리핑해서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인디 가수/밴드 콘서트를 가는 경우엔 사인을 받기 위해서 CD를 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평소에도 막연히 CDP를 사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사고 싶었나 보다 사야겠다고 결심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중고나라에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게 되었고, 조금은 비싼 느낌은 있었지만, 추억을 산다는 생각으로 바로 거래를 했다. 아주 친절한 분이셨고 이런저런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어댑터, 껌전지 충전기, CD 등 여러 가지를 추가로 챙겨주셨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바로 택배를 보내주셨는데, 이때부터 짧고도 긴 기다림의 시간이 흘러 3일이 지나 오늘 내 손에 들어왔다.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CDP는 딱 한 가지 빼고는 마음에 쏙 들었는데, 그 한 가지가 꽤 큰 문제였다. 리모컨이 엄청나게 오작동했다. 이 리모컨의 오작동이 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엉망으로 동작하는 줄은 몰랐다. 볼륨 조절이 정상적으로 안 되는 건 물론이고, 누른 버튼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기능이 동작하는 정도였다. 리모컨이 없으면 음장 모드조차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이 CDP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리모컨은 필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오작동하는 건 매우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인터넷에서 매뉴얼을 찾아가며 꾸역꾸역 오작동하는 리모컨을 붙잡고 BASS 1단계를 설정하는 데 성공했다. 재생이나 트랙 이동, 볼륨 조절은 본체에도 버튼이 있어서 이걸 사용하면 된다지만, 나름 다양한 기능을 리모컨으로만 제어하는 시스템이라 리모컨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점은 아주 아쉽다.
우선 아쉬운 점은 뒤로하고 오랜만에 집에 있는 CD를 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