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하면서

2025. 3. 23. 21:08음악

 다시 음악감상이라는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하면서, 몇 년간 애플의 이어팟과 에어팟 시리즈만 써오던 나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이어폰을 찾게 되었다. 그때, 2021년 말쯤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차이파이(Chi-Fi: 중국 + Hi-Fi) 이어폰들이었다.

 

 우선 처음 써본 건 TRN이라는 회사의 저가형 이어폰인 TRN VXTRN BA15였다. 이어폰 세계에는 ‘듀만콘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듀서가 많으면 콘서트장이 된다’는 말인데, 고사양 이어폰에 대한 일종의 비아냥이 담겨 있다. 여기서 ‘듀서’는 음역대를 재생하는 발음체를 뜻한다. 이어폰에서는 DD(Dynamic Driver)니, BA(Balanced Armature)니 하는 것이 듀서이다. TRN VX는 1DD 6BA, TRN BA15는 무려 15BA 구성으로 나름 고사양이지만, 실제 소리는 그만큼 감동적이지는 않다. 딱 가격만큼의 소리를 들려준다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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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N VX, TRN BA15

 그러다 2022년 초, 이어폰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건인 ‘N5005 대란’이 터진다. 정가가 $999.95였던 AKG의 플래그십 이어폰 N5005무관세 범위인 $199.99에 할인 판매된 것이다. 나는 재빨리 그 대란에 탑승했고, 일주일 정도를 기다린 끝에 마침내 이어폰을 손에 넣었다. 처음 소리를 들어보았을 때, 집에서 쓰던 헤드폰보다도 더 좋은 소리라고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레퍼런스 성향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V자 성향을 한 큰 술 넣은 듯한 소리인데, 가슴을 울리는 저음과 날이 선 고음이 공존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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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G N5005

 이후에도 몇몇 저가형 이어폰을 더 사보긴 했지만, 여전히 AKG N5005는 내가 가진 이어폰 중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모델이다.

 

 나는 주로 외출할 때 이어폰을 사용하는 편인데, 유선 이어폰은 아무래도 편의성 면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기기 어렵다. 특히 요즘처럼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대중화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 기술을 쓸 수 없는 유선 이어폰은 대중교통 환경에서 확실히 불리하다. 게다가 나는 집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SONY Discman D-303에 액티보 볼케이노 이어폰으로 ZARD 25주년 앨범을 듣고 있다.

SONY Discman D-303, ACTIVO VOLCANO, ZARD Forever Best ~25th Anniversary~